Kafka on the Sh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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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v. 2)
- Hyungyong Kim
Structured data
- Alternate Name
- 海邊のカフカ
- 해변의 카프카
- Date Published
- ISBN
- 1400079276
- 8970124985
- Image
지금 막 1권을 읽었다. 오랜만에 펼쳐본 장편소설. 그의 문장, 터치감, 감각적 묘사 등은 역시나 또다른 읽는 즐거움을 준다. 과학교양도서에서 보여지는 명쾌함과 논리적임, 치밀함 등과는 많이 다른 세계. 뭐랄까, 논리적이며 지적기여를 추구하는 자연과학의 세계에 비해 자기만의 멋스러움을 누리는 세계랄까.
초중반에 무슨 X파일 이야기하나 싶었다. 이야기끝이 어떻게 될지는 매우 궁금한 상태지만, 어쨌건 기묘한 이야기는 좋다. 사에키상이 느꼈을 이별의 분리감은 나와는 많이도 다른 얘기더라. 애초부터 떨어져 있던 인생인셈 ㅡ.ㅡ; 다무라군은 어린나이에도 참 생각이 깊더라. 그 깊은 생각과 호응하는 주변사람들과의 관계가 있다. 그처럼 깊기에 가능했던 관계들.
퍼즐조각 같았던 조각조각의 이야기들이 언젠간 만나겠지 생각했는데, 막판에 정말 의외의 만남을 갖더군. 2권을 만나기전, 약간은 들뜬 기분을 정리하며.
장편소설을 읽는 즐거움이 원래 이런 것이였을까? 하루키였기 때문일까? 어쨌건 이 책을 읽던 약 일주일간은 많이 즐거웠던 듯 하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 다른 인물과 대화하는 상상을 하고, 또 일상생활을 하면서는 내 마음에서 우러나는 주인공틱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곧, 언젠가는 또 잊혀지겠지, 내가 이 소설을 읽었던 적이 있었다라는 기억만 남은채. 상실의 시대를 읽은지 한 3,4년은 된 듯 한데 미도리란 여자가 등장한다는 것, 그리고 꽤 재밌게 읽던 던 책이라는 것 이외에는 기억남는 것이 별로 없다. (그나마, 위키에 적어놓은 것들이 내 기억을 도울 뿐이다.) 그래서 더더욱, 책을 읽는 그 순간이 즐거운 것 같다.
책을 읽는다는 것에 생각해본다. 주인공도 그렇고, 저자도 그렇고, 대단한 독서광들이지. 독서 뿐 아니라, 그림, 음악 등 세상의 멋진 것들을 다 꽤고 있는 듯 하다. 뭐랄까, 그들처럼 나도 읽기가 좋아지는 것 같다.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친밀한 묘사감, 순간의 느낌포착등등이 하나하나 문장으로 표현되는 것들이 마냥 신기했다. 어떻게 하면 저런 글을 쓸 수 있는 것일까, 아마도 많이 읽었기 때문이겠지. 집중을 거듭하며 정신차려가며 읽어야 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그냥 그대로 빨려들어가는 문장이 있다. 그 핵심에는 읽기 쉬운 것이라는 점과 마음과 호응하는 것이라는 점이 있다. 적어도 그 두가지가 있으면 읽기가 즐거워지는 듯 하다.
다무라군이 숲에 들어가는 부분은 나로서도 많은 공감을 하게 했다. 왜냐면, 나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으니까. 숲을 헤메는것은 내면과 닿아 있어서 자아를 찾기 위해 헤매는 것과 비슷하다. 나는 초등학교 2학년 때, 화양아파트 옆 산, 군 제대후 수리산에 오르고는 길을 헤매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던 것 같다. 지나온 길인지 처음 보는 길인지 기억에 의존하지만, 그 기억은 충분히 불충분하다. 그 당시, 마치 세상의 경계부분을 헤맨다고 생각했던 상상들... 으흐, 구글지도에 표시되는 걸 확대축소해보면 알겠지만, 겨우 그정도를 갖고 경계라고 생각했던 그 때는 내가 너무도 어려서일 것이다.
뭔가 훌륭한 것은 일종의 불완전함과 맞닿아 있다. 완전하고 딱 맞아 떨어져서는 재미가 없는 것이다. Hackers and Painters에서의 아름다움의 조건중에 기묘함이 있다는 것, 주식시장은 예측불가능하기에 존재할 수 있다는 점, 아름다움과 추함은 그 끝이 통한다는 점 등등
호시노상과 다무라군은 앞으로 어떻게 살게 될까. 그 둘이 생각하는 앞으로 살고자 하는 방향은 독자의 몫이고, 그것은 곧 독자가 살고자 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뭐랄까... 무의미한 시간들로 채우고 싶지 않다 라는 방향일 듯 싶다.
이 책을 읽고,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이 읽고 싶어졌고, 양을 쫓는 모험도 읽고 싶어졌다. 그리스신화도. 대공 트리오도 듣고 싶고, 해변의 카프카(진짜로 있는 앨범일까?)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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