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지식정보관리 도구로 위키를 쓰기 시작한지 18년쯤 됐다. 나만큼 오랫동안 위키 사용해온 사람 많지 않을 듯. MoinMoin을 꽤 오래 썼고(BioHackersNet), 2014년경 Ecogwiki로 갈아탔다 (Ecogwiki for BioHackers). MoinMoin은 2.0 나온다고 한지가 10년은 더 넘은 듯 한데 아직도 아니 나옴. 당시 MoinMoin에 있던 것을 다 Ecogwiki로 옮길까 했다가, 그냥 둘다 쓰면서, 참고하고, 쓰고 한지도 또 5년쯤 흘렀다.

BioHackersNet은 한때 Sefiroth를 비롯한 스터디모임의 공간으로 쓰이기도 했는데, 언제부턴가 나 혼자만의 공간이 되고는, 점차 멀어지더니, 위키백과의 한국어 위키 목록에도 "접속불가"로 표시되기에 이르렀다. Cafe24 VPS의 낮은 성능 때문인지, 과도한 스팸봇에 곧잘 먹통이 되곤 했고, 요즘은 URL 주소의 경로를 종종 바꿔주는 방법(../wiki/.. -> ../wk/.. )으로 간혹 살아있는 페이지들을 확인할 수 있다.

강규영의 역작 Ecogwiki를 처음 보자마자 반했고, 여차하면 내가 고쳐 써야지 하면서 개인 지식정보관리 도구로 과감히 채택. 이후 나의 세컨드 브레인으로 자리매김했다. BioHackersNet 알찬 페이지들은 그때그때 직접 여기로 옮겼고, 나만의 정보 관리법을 발현(Gene expression?)시켜 왔다. 근데 문제가 하나 있으니, 접속도 얼마 안되는, 거의 나만 보는 사이트가 점점 과금이 늘고는 월 3만원대까지 올라섰더라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도 내무부장관(?) 결제가 안되는 나에겐 매우 비싼 금액임. 구글 앱 엔진 영어 문서만 많고, 잘 모르겠는 나는 그냥 구글이 이 서비스를 그만 하려나, 아님 돈독이 올랐나 하며 지켜만 보다가 더이상 안되겠다 하여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다.

첫번째 방법은 django-wiki 였다. 좀 안 예쁘긴 했지만, Django로 만들었으니, 직접 고쳐쓸 수 있고, Open source 기여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설치는 어떻게 해야하지? 기존 자료는 어떻게 옮기지? 플러그인도 만들 수 있나? 하면서 회사일도 하고,... 하는 사이에 또 한달이 흘러 3만원 결제됨. 음냐;;

일단, 구글 앱 엔진 서비스를 어떻게 좀 해야겠더라. 그동안 일일 0.2불로 비용 한도 설정했던 것을 0.1불로 바꿨다. 이러면 3천원 정도 밖에 안나오겠지? 그 사이에 django-wiki로 옮기기 연구해야지 하던중... 또 한달이 가고, 월 3만원대 그대로 또 나옴. 안되겠다. 뭔가 다른 문제가 있겠다 싶어, 구글 앱 엔진 사이트를 뒤져 고객 문의 페이지에 이 문제를 알렸다. 그러고는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빌링팀으로부터 반가운 답장을 받았다.

먼저 저희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의 분산 아키텍쳐(Distributed architecture) 한계점이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현재 고객님의 App Engine 설정 보니 인스턴스 4개가 실행 중에 있습니다. 또한 autoscaling을 automatic 으로 설정 해 두신 것으로 확인 하였습니다. Standard 환경 기준, Tokyo(asia-northeast1), F1 타입은 시간 당 App Engine 사용 비용은 $0.07 달러 입니다. 또한 각 인스턴스를 실행 하는데 최소 15분 정도가 소요 됩니다. 이는 링크를 통해서 확인 가능 하십니다. 즉, 고객님 설정하신 일일 한도량에 따라 1시간도 되기 전에 인스턴스가 중지 되어야 하는데 설정값에 비해 실행 되는 인스턴스가 많아 이를 감지하지 못하고 고객님 사이트의 스파이크에 따라 게속 실행이 되었던 것으로 사료 됩니다.

하면서, 예상치 못한 비용 지불에 대해 보상해준다는 답변과, 설정 변경 방법을 알려주심. 구글 앱 엔진 계속 잘 쓸께요. django-wiki는 좀 천천히 보겠습니다.

구글 앱 엔진 설정(app.yaml)에 추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automatic_scaling:
  min_idle_instances: 0
  max_idle_instances: 1

inbound_services:
- warmup

이후, "프론트엔드 인스턴스 시간" 이라는 항목으로 비용 증가가 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서비스 고객 지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다른 불합리한 서비스를 그냥 넘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등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구글 앱 엔진도 잘 관리하면, 개인용, 저비용으로 다양한 시도들이 가능하겠다.

마지막으로, 잘 모르겠는 구글 앱 엔진 과금으로 고민하는 분께 이 글이 도움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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